삶과 죽음 그 경계선 – 중환자의학

 

대한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중환자실이란 일반병실보다 고도의 환자 상태 감시 장비, 생명 유지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중환자실 전문가 및 간호사, 약사, 영양사, 재활치료사 등의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중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중요한 장기들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집중치료가 시행되는 곳이다. 그렇다면, 환자들은 어떤 경우에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될까? 중환자실 입원 치료의 대상은 중증감염으로 인한 쇼크 상태, 급성 의식장애, 심폐기능의 급성악화, 가스 및 수면제 등의 급성중독, 심한 대사장애, 심장수술이나 개복수술 등 큰 수술 후, 중증외상 환자 등 집중치료로 호전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급성질환 환자나 특정 수술이나 시술 후 집중감시가 필요한 환자들이 그 대상이 된다. 이처럼, 중증 질환으로 생명이 위독한 경우, 위험한 수술 및 시술 등으로 집중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아야 안전하게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중환자의학과란?’

지난 2013년, 삼성 서울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중환자의학과를 별도로 개설하였다. 삼성 서울 병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환자의학과란 여러 분야의 중환자의학 전문의의 24시간 근무체계가 확립되어있는 중환자 치료 전담 진료과로 365일, 24시간 항상 중환자실과 병동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급성악화환자의 진료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진료과이다. 세부적으로는 Rapid response team, Major trauma team, ECMO team, 중환자이송팀, 중환자재활팀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공식 블로그에 보도된 중환자의학과 정치량 교수님의 2015년 인터뷰에 따르면 중환자실은 ‘죽는 과정(dying process)을 지켜보기 위한 곳’이 아니라 위독하지만 살 가망이 있는 사람을 살리는 곳이라고 한다. 중환자는 생리적으로 불안정하고 보상, 방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러 주요 장기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적인 신속 대응이 중요한 이유이다. 또한, 무엇보다 전담 의사가 중환자의학 전문의인지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2012년에서 2015년에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순환기내과 양정훈 교수는 전담전문의와 다학제 진료 여부에 따른 심장내과 중환자실 환자 사망률 차이를 연구하였다. 통계에 따르면,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있고, 다학제 진료가 이루어진 ‘높은 관리 그룹’에서 사망률이 2배 정도 감소한다고 한다. 정치량 교수님께서는 인터뷰 중 ‘중환자 치료 후 증후군(Post Intensive Care Syndrome, PICS)이라는 단어에 대해 소개해주셨는데, 이는 중환자실 치료 후에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의미한다. 신체적으로는 암환자처럼 앙상하게 말라서 걷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는 신경 쇠약증을, 정신적으로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이에 교수님은 생존에서 더 나아가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중환자를 치료하는데가장 관심을 두고 연구하신다고 한다.

 

이처럼, 중환자실은 죽음에 가기 전에 들르는 장소가 아닌 삶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의료진들이 모두 모여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소이다. 많은 의대생들이 ’중환자의학과‘라는 특수과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환자를 위하는 의사가 되길 바란다.

 

구예진 기자/연세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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