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켜주는 가장 튼튼한 밧줄, 심폐소생술

골든타임 지켜주는 가장 튼튼한 밧줄, 심폐소생술

심폐소생술 시행 사례들 화제
최근 개정된 가이드라인 체계적으로 익혀야

지난 3월 22일, 런던 의사당 인근 도심에서 끔찍한 차량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로 인해 40명 정도의 사람들이 부상당했으며 3명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충격적인 사건 현장에서 또 다른 화제가 된 것은 바로 토비아 엘우드 외무차관이 경찰관인 키스 파머에게 인공호흡을 하는 모습이었다. 사건 당시 근처를 지나던 엘우드 차관은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쓰러진 파머 경관에게 달려가 지혈한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응급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인공호흡을 계속했다. 파머는 끝내 목숨을 거뒀지만 엘우드 차관의 심폐소생술은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주었다.

한편 3월 27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20 잠비아전 경기 도중에 양 팀 선수가 부딪히면서 한국 팀 중앙 수비수 정태욱 선수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우왕좌왕하던 선수들과 의료진들 사이로 이상민 선수와 김덕철 주심이 달려들어 10초 만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빠른 응급처치 덕분에 정태욱 선수는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평소 배워뒀던 심폐소생술로 위급 상황에서 동료의 생명을 살리게 된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4월 3일 이상민 선수와 김덕철 주심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한국 심폐소생술의 현재

이처럼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제고되고 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15년 기준 13.1%에 불과해 미국의 37.4% (2011년 통계)보다 현저히 낮다. 또한, 50% 이상의 심정지가 가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일반인들의 주목이 절실한 때이다.
심정지가 발생하면 생명유지에 가장 중요한 뇌와 심장으로의 산소공급이 중단된다. 그러나 산소가 몸속에 어느 정도 남아있게 되어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혈액을 순환시키면 뇌 손상 없이 회복될 수 있으며 생존율을 세 배 정도 높일 수 있다. 바로 이 4분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10분 이상이 지나게 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최초 목격자의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롭게 개정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심폐소생술의 가이드라인은 2015년 12월 새롭게 변경되었다. TV 드라마나 영화 등을 살펴보면 주로 인공호흡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일반인들이 인공호흡을 바로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심정지 환자를 발견한 경우 가슴압박 소생술만 실시하도록 변경되었다. 또한 심장은 왼쪽에 있다는 보편적인 인식과 달리 실제로 심장은 가슴 중간에 가깝게 위치하기 때문에 명치 끝 흉골 아래, 즉 가슴 중앙을 압박해야한다는 사실이 강조되었다. 가슴압박의 위치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속도인 만큼 속도 또한 분당 120회로 증가하였으며, 심폐 소생술 중단은 10초 이내로만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일반인 구조자에 의한 기본 소생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대한심폐소생협회가 발표한 2015년 12월 개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소개된 심폐소생술 방법을 간단히 살펴보면
1. 반응의 확인 (의식 확인)
2. 119신고 (심폐소생술 시행, 자동제세동기 전달)
3. 호흡확인
4. 가슴압박
순으로 심폐소생술이 이뤄져야 한다.

정확하고 빠른 가슴압박

이 중 가장 중요한 단계인 가슴압박에 대해 더 알아보자. 구조자는 한 쪽 손바닥을 가슴뼈의 압박 위치에 대고 그 위에 다른 손바닥을 평행하게 겹쳐 펴거나 깍지를 껴서, 손가락 끝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두 손으로 압박한다(그림 1). 팔꿈치를 펴서 팔이 바닥에 대해 수직을 이룬 상태에서 체중을 이용하여 가슴뼈(흉골)의 아래쪽 절반 부위를 강하게 규칙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압박한다(그림 2). 쓰러진 사람이 성인이면 압박 깊이는 약 5cm (소아는 4-5 cm), 가슴압박의 속도는 분당 100회~120회를 유지한다. 가슴을 압박한 후에는 혈류가 심장으로 갈 수 있도록 충분히 이완시켜야 한다.

(그림1)

(그림2)

‘자동제세동기’란?

자동제세동기(이하 자동심장충격기;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의 사용 또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인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많은 공공시설과 기타 기관에 의무적으로 배치된 만큼 그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기기에 그려진 그림을 따라 자동심장충격기를 부착하고 작동시키면 환자의 상태가 진단된다. 만약 충격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을 경우 감전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접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충격이 가해진 다음에는 바로 가슴압박을 다시 시행해야 한다.

선한 사마리아인 조항에 의한 보호

과거 한 예능 정보 프로그램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던 도중 갈비뼈를 부러뜨려 환자에게서 손해배상을 청구 받은 구조자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심폐소생술 시행자는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선한 사마리아인 조항)에 따라 보호받는다.
법 제5조 2항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해당하는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해당 행위자는 민사 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사망에 대한 형사 책임은 감면한다.”고 규정하여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심폐소생술, 어디에서 배워야 할까?

대한 심폐소생 협회를 통해 각 지역 보건소와 대학병원 등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은 주로 영상시청 및 강의참여, 실습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지역의 병원에서 원하는 날짜에 신청하여 배울 수 있다. 접수는 온라인(http://www.kacpr.org)으로 가능하며 심폐소생술과 그 외 응급처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응급의료포털(http://www.e-ge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육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시연회 등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심폐소생술은 그 누구보다도 나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튼튼한 밧줄이다. 심폐소생술을 잘 익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국가적 차원의 더욱 더 활발한 홍보가 필요한 때이다.

오윤서 기자/순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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