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지원율 23%, 정말 소아과의 미래는 암울할까?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님

2022년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은 23%, 182명 정원에 42명만이 지원했다. 소청과는 왜 위기에 봉착하였는가? 미래는 정말 암울한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님은 이 질문을 “소청과가 살아날 수 있을까?”로 수정해야 할 정도라며 소청과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알려주셨다.

 

▲의대생 온라인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계신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님. (온라인 강의 캡쳐)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청과, 그것은 언젠가 맞닥뜨릴 위기였다.

진료비를 책정하는 데에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이것들의 공통점은 진찰료, 검사료, 시술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의 특성상 소아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검사는 많지 않다. 따라서 소청과에서는 진찰료가 진료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환자를 많이 보는 것이 소청과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임 회장님은 “우리나라 수가 수준이 매우 낮아 하루에 환자를 80명 이상 보지 못하면 병원을 유지할 수 없다. 현재 개업의들은 직원 월급을 주지도 못하고 있다. 작년에 폐업률이 그나마 감소했었던 이유는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반짝였던 것일 뿐 코로나 19 접종도 이제 거의 마무리 돼간다.”라고 하셨다. 또한 의사 혼자서 병원을 운영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지, 폐업 경험담 위주의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고 한다. 나름대로의 소명을 갖고 소아청소년과를 택했을 의사들이 이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저출산과 코로나 19는 이러한 상황에 불을 더 지피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량도 줄면서 독감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물론 아픈 사람들이 줄어든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출산율이 낮더라도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없어져서는 안 되니 말이다.

 

수련을 마친 후 갈 곳은?

소아청소년과 수련을 마친 전문의가 갈 곳도 마땅치 않다. 개원가의 경우, 전문직의 대출 한도 규제로 인해 의사들이 개업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졌다. 최근 치열해진 의료시장과 코로나 19로 인해 폐원율 및 대출 연체가 증가하면서 개업 자금 대출에 제한이 생긴 것이다. 봉직의, 대학 병원의 스텝 및 교수 티오도 만만치 않다. 입원전담전문의 자리도 있으나 이를 평생 업으로 삼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소청과의 소생을 위한 대책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적절한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낮게 책정된 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출산과 코로나 19로 변화된 상황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협의체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협의체들로는 질병청, 기획재정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예방접종비용심의위원회 등이 있다. 임 회장님은 백조의 발처럼 언제나 협의체들과 논의를 하고 있고, 때론 과격한 태도도 취해보았지만, 결과는 늘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협의체들은 소아청소년과 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다. 임 회장님은 “아이들이 죽지 않으면 안 움직인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하시며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었다. 아파트 철근을 하나씩 빼도 아파트가 무너지지 않으니 철근값까지 내리고 있는 지경이라는 것이다.

 

임 회장님은 소아청소년과가 살아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소청과 지원율이 0%가 되고, 대학병원 교수부터 사직하는 것이라고 토로하셨다. 그만큼 소아청소년과의 상황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의료가 붕괴되고 나서 해결책을 찾기보다, 미리 대책을 마련하여 적은 환자 수로도 병원 운영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 끝으로 임 회장님은 “내가 세상을 바꾸지 않는 이상, 세상은 안 바뀐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의대생들에게 강한 의지를 다질 것을 전하셨다.

 

김현 기자/연세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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