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 의대생 온라인 아카데미 첫 강연은 전상훈 교수님께서 진행하셨다. 전상훈 교수님께서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시고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을 지내셨으며, 현재는 아시아심장혈관흉부학회장을 맡고 계신다. 강연의 주제는 <의학계에 들어온 메타버스, 어디까지 상상 가능할까>였는데, 현재 메타버스가 연예계나 게임 등 여러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흥미로운 주제였다. 강의는 헬스케어 경제/미래 의료/헬스케어 산업의 메타버스 세 파트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전상훈교수님
첫 번째 헬스케어 경제 파트에서는 헬스케어 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헬스케어 산업은 서비스의 높은 수준과 보편성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헬스케어 산업은 국가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병의 치료를 중점으로 하는 과거 의료와는 달리 예방과 복지의 관점에서 의료가 재조명되는 현시점에서, 앞으로 헬스케어 산업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므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헬스케어 산업 점유율은 1.2%로 매우 낮다. 이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이나 자동차, 선박 사업과 비교하여 볼 때 처참한 수준이다. 따라서 헬스케어 산업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산업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미래 의료 파트에서는 ICBM의 키워드가 강조되었는데, 이것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기기(Mobile), 인공지능(AI)의 축약어이다. 미래의 의료환경은 의료인 경험과 제한적인 임상 진료 정보를 토대로 한 진단과 치료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진단과 치료로 변화할 것이다. 보편적인 치료보다는 개개인 환자에게 맞는 맞춤형 예방치료로, 병원 주도의 의료영역에서 일상건강관리의 영역까지 확장될 것이다. 또한, 미래의 의료는 직·간접적인 소스로부터 얻어진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루어질 것이 명백하므로, 이 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한 인터넷 네트워크망 개발이 필수적이다. 좋은 인터넷 네트워크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대용량으로, 지연 없이 보낼 수 있다면 국내에서 외국의 환자 수술을 시행하는 국경을 넘는 수술(Cross-border Surgery)이 가능해질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헬스케어 패러다임 또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샘플 공유를 위해 전 세계적인 소통과 협력이 중요해졌다. 또한, 여러 기술을 활용하여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 헬스케어(Virtual Healthcare)가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원격보건(Telehealth)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보다 발전된 형태인 메타버스를 헬스케어에 적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세 번째 파트는 헬스케어 산업 속 메타버스 기술이 소개되었다. 전상훈 교수님께서는 의료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메타버스이며, 메타버스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UHC(Universal Health Coverage, 개인이나 공동체가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는 것)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하셨다.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은 XR인데, 이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기술을 총망라하며 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의대생들은 메타버스를 이용해 실습을 진행하고,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특히 CPR 실습의 경우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의 위험을 줄이면서, 가상환경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과 직접 눈을 마주치고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육체적/정신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최근 메타버스를 이용해 봉합을 연습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온라인학술대회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XR 수술교육을 위한 특수수술실을 제작했다. 이곳에는 AK 카메라와 4K 카메라 등 수술실 전체를 볼 수 있는 여러 카메라와 디지털 병리학, 목소리 조절기 등 여러 의료기기가 존재하며, 외부와의 화상회의와 실시간 방송녹화가 가능하다. 수술환경이 개선되었고, 수술을 참관하던 학생들과 의사들은 더욱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이 장점은 더욱 도드라졌다. 또한 전상훈 교수님께서는 현재 혈액투석, 항암치료 환자에게 디지털 환경을 제공하여 환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떨어뜨리는 임상시험을 진행하시며 메타버스를 적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계신다.
- 분당서울대병원 XR Surgical Education을 위한 특수수술실 (메디게이트 온라인 의대생 아카데미 강연 자료)
다만, 헬스케어 산업에서 메타버스 도입의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의료진이다. 이는 의료진들이 새로운 기술보다는 표준화된 처방을 사용하려 하고, 치료법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환자에게 잘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 의대생들이 미래 의료에 대해 잘 이해하여 헬스케어 산업 발달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의료전문가들 사이에서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윤아 기자/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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