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한 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지켜지고 있나

정은경 전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월 29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방안에 따르면, 아래의 특정 상황을 제외한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어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그림 1. 의무상황 외에도 실외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는 경우]

실외 마스크 해제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일례로, 안철수 국회의원은 방향성은 공감하나 과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아직 많은 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실외마스크 의무 해제가 성급한 것이 아닌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산 유행이 현재 충분히 감소하고 있으며, 실외는 실내보다 감염 전파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근거를 들어 해당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정 전본부장은 이번 실외 마스크 착용 완화가 과태료가 부과되는 장소나 상황을 제한한 것일 뿐,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의 자율적 실천이 여전히 필요함을 강조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 거리에는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는 시민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민들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고 해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아직까지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 다른 시민들이 아직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만 마스크를 벗기 어색하다는 점 등의 이유로 소위 ‘셀프 방역’을 스스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가 발표된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현재,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놀이공원이나 행사장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휴일을 즐기는 모습을 SNS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의 빈도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기온이 오르면서 마스크 착용이 답답해지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한편, 지난달 29일 발표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방안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완화에 대한 조항은 없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의무인 것이다. 이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려면 변이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인 유행이 안정화되면서 엔데믹(Endemic)의 조건이 충분히 충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전파의 위험성을 우려하지 않을 만큼 국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의 수가 줄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유지’ 정책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하여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실내 마스크 착용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방침 이전처럼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다. 이는 거리두기 정책이 해제되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자발적인 의무감이 다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시민들은 실내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시간제한, 인원제한 없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취식을 할 수 있다. 또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며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유해짐에 따라,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않을 때 마스크 착용을 반드시 하는 경우도 줄어들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방침이 실내 마스크 착용에 미치는 영향이 하나 더 있다. 과거 실외 마스크 착용을 반드시 해야 할 때, 시민들은 실외에서나 실내에서 모두 마스크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마스크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잘 없었다. 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이 개인의 자율성에 맡겨지면서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 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사람들이 마스크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에 따라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빈도가 다소 낮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젊은 층의 경우 코로나19에 확진이 되어도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으면 큰 증상 없이 회복된다는 이유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일부 완화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집단에서는 독일, 영국, 미국, 프랑스, 덴마크 등 여러 국가들이 실외/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모두 없앤 것을 강조하며 시민의 자율성에 따라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연구대상자의 26%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6~8개월이 지난 후에도 피로, 우울감, 호흡곤란 등의 후유증을 겪었고 이는 젊은 층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또한, 확진이 되어도 큰 증상 없이 넘어가는 청년층들이 면역력이 약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층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위험성도 커진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950명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이 95.3%에 이르는 905명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노인층으로의 전파 위험은 간과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특히 한국은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마다 노인층과 청년층이 함께 모이는 문화를 가진 만큼, 이에 대해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생활하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의 경우, 한 명만 확진이 되더라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 다수의 학생들이 함께 확진되어 학업과 일상, 더 나아가 산업에 지장을 줄 수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었다고 해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낮아진 것은 아니며, 조심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강조해야 한다. 특히 같은 공간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생활할 경우, 더더욱 조심하며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혼란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자신이 챙기는 ‘셀프 방역’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조윤아/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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