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의 군의관 복무 기간과 끊임없는 형평성 논란

요지부동의 군의관 복무 기간과 끊임없는 형평성 논란

지난달 11일 국방부와 병무청이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군복무 기간 단축의 실행 여부를 검토 중임이 밝혀지면서 공약이 시행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공약대로 시행된다면 군 복무 기간은 18개월로 축소된다. 이런 와중에 군의관의 복무 기간은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2003년부터 군의관 복무 기간 단축을 위해 노력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 및 의료계 관련 단체들의 움직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역병과 군의관 군복무 기간 변화 차이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4대 의무 중 국방의 의무는 단연 대한민국 남성들의 최고 관심사 중 하나이다. 육·해·공군부터 방위산업체, 공익근무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군 복무가 가능하다. 그 중 군의관은 ‘군대 내에서 보건·방역·진료업무를 담당하는 장교로 임명된 의사’로 의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모집한다. 다른 복무 방법도 존재하지만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은 주로 군의관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한다.
현역병의 군복무 기간은 육군을 기준으로 1971년 36개월에서 일곱 차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1년 21개월까지 단축되었다. 해·공군도 복무기간은 계속해서 줄어들어 2011년 각각 21개월, 23개월로 결정되었고 현재까지 지속되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군 복무 기간 단축 공약이 시행된다면 복무기간은 3개월 줄어들어 18개월이 된다(육군 기준). 군 복무 기간 단축은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공약으로 군복무로 인한 경력단절을 줄여 개인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 손실을 막기 위함이라고 후보들은 주장했다.
현역병의 군복무 기간은 이렇게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군의관 복무기간은 변함이 없다. 현역병의 복무기간이 21~23개월인데 비해 군의관의 복무기간은 36개월로 13~15개월 더 많다. 2개월의 훈련기간을 포함한다면 총 38개월 동안 군 복무에 임한다. 여기서 의료계의 반발을 일으킨 점은 단순한 군의관의 군복무 기간이 아닌 군복무 기간 변화의 차이에 있다. 2003년부터 단계적으로 군복무 기간의 단축이 있었지만 군의관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현역병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대체복무자의 복무기간 단축이 추진되었을 때에도 군의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군의관의 비교대상으로 주로 언급되는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의 복무기간도 한 두 차례 감소한데 비해 군의관의 복무기간은 50년 전과 다름이 없다.

 

군의관 복무기간 축소를 위한 의료계 노력

지난 몇 십년간 현역병과 군의관의 군복무기간의 변화 차이가 뚜렷한 만큼 형평성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훈련기간을 포함하여 대략 38~39개월 동안 군의관으로 복무하면 현역병으로 의무를 다했을 때에 비해 의사로서의 발전을 이어나갈 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즉, 다른 방법으로 복무를 했을 때에 비해 더 긴 시간동안 전공 분야에 대한 학문적 공백이 일어난다. 또한 2월에 입소하여 5월에 전역하는 현재의 체제 아래서 국방의 의무를 다한 의대 졸업생들은 인턴, 레지던트 수련을 늦게 시작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러한 불이익을 없애기 위한 노력은 오랜 시간 계속되어 왔다. 대한전공협의회(이하 대전협)는 2003년 ‘공중보건의 및 군의관 복무기간 단축’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그 후,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지만 국방부는 현역병 복무의 선택권도 자유롭게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평등권 침해가 아니라고 답변하였다. 2008년 대전협과 국방부 관계자에서 대전협은 2003년부터 시행된 단계적 군복무 기간 단축에 군의관은 소외되었음을 강조하였으나 군의관 복무기간 축소는 당장 시행되기는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 이외에도 군의관 복무기간 축소는 대전협회장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공약으로 시행을 위한 많은 발걸음이 있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군의관 복무 단축에 대한 헌법소원은 무기한 보류된 상태이다.

대전협의 노력과 더불어 최근에는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가 군의관 복무기간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복무기간인 39개월에서 점진적으로 줄여나가 최종적으로 24개월로 복무기간을 줄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대협은 목표 수행을 위해 전국수의학도협의회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였고 그 후에 군의관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복무기간 단축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박서희 기자/경상
<seoheepark12@naver.com>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