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에임메드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의 국내 첫 품목허가를 결정하여 관심이 뜨겁다.
무엇보다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서 관심이 큰 만큼 3월 23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되었던 제 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KIMES)에서 에임메드 ‘솜즈’의 개발자를 만났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에임메드의 초창기 멤버, ‘솜즈’의 백엔드 개발자로서 API, 데이터 모델링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간단하게 ‘솜즈’를 소개하자면
- ‘솜즈’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하여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불면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실제 임상진료 현장에서 인지행동치료법의 시행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문제에서부터 출발했는데요. 솜즈는 인지행동치료의 프로토콜(자극조절법, 수면제한법, 수면습관교육법, 이완요볍 및 인지치료법)을 모바일용 앱에 체계적인 알고리즘으로 적용 및 구현하여 불면증 환자들에게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및 푸시알림 메세지 등을 6~9주간 제공하여 수면 효율을 증가시키고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합니다.
- ‘솜즈’만의 차별성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구글 피트니스, 핏빗과 연동하여 ‘솜즈’는 걸음수와 수면데이터를 수집합니다. 특히 이 걸음수는 사용자의 활동량을 반영합니다. 그래서 걸음수가 많은 날에는 환자가 잘 잤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활동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피곤해져 잠에 쉽게 들 수 있으니깐요. 일종의 피드백을 통한 행동강화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수집한 수면데이터는 추후에 AI를 통해 고도화를 할 예정입니다.
- 처방을 통해서만 가능한 치료기기의 방향으로 가지 않고, ‘솜즈’를 비처방용으로 시중판매를 할 수는 없을까요?
- 여기에는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데요. ‘솜즈’도 결국 인지행동치료법으로서 의료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실 섣불리 시중에 내놓기 어렵습니다. 저희도 결국 제도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것이라 비처방용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고 아직 제도적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정부의 흐름을 잘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제도가 정립되면 비처방용도 당연히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 소프트웨어 특성상 복제가 쉬울 것 같은데 이를 위한 대비책이 있는지
- 아무래도 식약처 품목허가라는 사실 자체가 대비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식약처 나름대로 비슷한 품목의 허가를 위한 방책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서는 뒤에 누가 따라오냐 보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는 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의료 데이터는 아주 큰 자산이라고 생각하는데 데이터를 어떤 계획을 갖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가 큰 관건일 것 같습니다.
- 맞습니다. 저희도 RWD(Real World Data)를 모아서 고도화를 이룰 계획에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항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자는 아무래도 다른 개발자와 또다른 힘든 점이 있을 것 같다.
- 무엇보다도 제도적으로 정립이 되지 않은 분야라서 힘들었습니다. 계속해서 관련 부처와 소통이 필요했고요. 의사를 통해 환자에게 제공되는 것이다 보니 기술심사를 자주 받았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가 아닌 이상 식약처에 허가를 받은 이후에 환자에게 제공되어야 하다 보니 변화될 때마다 서류를 제출해서 심사 받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디지털 치료기기에서 나오는 정보들은 의료정보라서 보안이 아주 중요합니다. 여타 다른 일반 앱과 비교했을 때 훨씬 엄격한 기준이 있어요. 그래서 그 기준을 맞추는 것이 다른 앱을 개발하는 것보다 어려웠습니다.
- 의료인에게 기술자문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다. 소통에 있어서 어려운 점을 없었는지.
- 주로 직접 소통하는 것은 아니고 중간완충자를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불편한 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소통할 때는 어려움이 있었던 건 맞습니다. 의사분들은 아주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시더라구요 (웃음).
- 앞으로 본인의 과제는?
- 저는 처음에 이곳이 아직 개척되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에서 흥미를 갖게 되어 ‘솜즈’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솜즈’가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지만 앞으로 이 시장에서 해야될 것은 아주 많습니다. 개발자계의 ‘닥터’가 되기 위해 더 기회가 있다면 계속해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미국에 비해 뒤쳐져 있던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서 이번 허가를 통해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페어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자금난 소식이 들려오면서 품목허가에 안주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 장애물들이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서 국내 첫 허가를 받은 에임메드가 시장 개척자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이진구 기자 / 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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