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는 왜 호스피스일까? 어원을 따라가보면 호스피스는 ‘hospitalis’와 ‘hospitium’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이다. ‘Hospitalis’는 주인이라는 뜻을 가진 ‘hospes’에 이어서 병원의 의미가 되었고, ‘hospitium’은 ‘주인과 손님 사이의 따뜻한 마음’에서 그러한 마음을 표현하는 장소로 변화했다. 따라서 치료자의 따뜻한 마음과 그 마음을 표현하는 장소가 바로 호스피스이다.
한국 호스피스 ∙ 완화의료 학회에 따르면, 호스피스 완화 의료는 치료가 어려운 말기 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통증 및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고통을 완화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이다. 말기 암환자, 말기 후천성 면역결핍증 환자 등이 그 대상이 되며, 의학적 평가를 통해 더 이상의 치료가 무의미함과 동시에 남은 시간이 수개월로 판단될 경우 호스피스 완화 의료를 권유 받는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는 간혹 완화 치료와 혼동할 수 있다. 하지만 완화 치료는 호스피스뿐만 아니라 항암제 등 생명 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를 포괄한 치료이기에 호스피스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호스피스의 이미지는 병동에 입원해 치료받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호스피스 완화 의료는 환자와 가족의 희망 하에 크게 3가지로 이루어질 수 있다. 환자와 가족들이 호스피스 전문 병동을 이용하는 입원형 호스피스, 집에 머물면서 의사와 간호사가 직접 찾아가는 가정형 호스피스, 담당의료진의 진료를 받으면서 일반 병동이나 외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문형 호스피스가 있다. 입원형 호스피스는 대상 질환이 말기 암에만 국한되어 있지만 가정형, 자문형에서는 병원에 따라 말기 만성 간경화, 말기 후천성 면역 결핍증 등 다양하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팀은 의사, 간호사, 약사, 가정간호사, 영양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자의 분야에서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돕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말기로 접어들수록 통증은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환자에게 적절한 통증 조절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호스피스 완화 의료에서는 통증 조절에 집중하며 그 외에도 호흡곤란, 구토, 복수, 부종, 불면 등 고통스러운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한 처치를 시행한다.
또한 임종 직전에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지게 되며 그 과정에서 정신 ∙ 심리적 고통을 호소할 수 있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는 그들의 불안, 우울, 슬픔 등의 심리적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는 음악, 미술 치료 등 여러 가지 활동과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한편 가족이 임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 사별 후 가족이 겪을 수 있는 불안, 우울 등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삶의 의미,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에 대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종교 치료 등 영적인 돌봄을 지원하며, 개개인의 경제적 ∙ 사회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제도와 재원 등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하고자 노력한다.
연명의료결정법 제 6조에 명시된 호스피스의 날은 매년 10월 둘째 주 토요일이다. 의과대학교육을 마치고 의사가 되면 병원에서 임종을 앞둔 환자를 보는 때가 적지 않을 것이다. 호스피스를 권유 받는 심정을 헤아리며 그 날만이라도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보낼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천소현 기자/계명
<cjsthgas305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