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생리학 또는 의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영문으로 된 정식 명칭은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으로, 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노벨 생리학 또는 의학상’이지만 한국에서는 보통 ‘노벨 생리의학상’, 혹은 ‘노벨 의학상’이라고 부른다. 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교에서 선정한다. 생리의학상은 인간에 대한 생리학이나 의학뿐 아니라 동물·식물 등 모든 생명체와 관련된 생물학 분야 전반의 연구에 대해 심사를 진행한다. 의학상 설립 초기에는 고전 생리학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1970년대부터는 동물·식물 등에 대한 연구 성과에도 수상이 이뤄졌다. 오늘은 노벨 생리의학상의 수상자와 업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하비 J. 올터, 마이클 호턴, 찰스 M. 라이스 박사는 ‘C형 간염바이러스의 발견’의 공로로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1960년대까지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는 A 형 간염 바이러스와 혈액 및 기타 체액을 통해 전염되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두 가지 형태만 알려졌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발견은 만성 간염의 나머지 사례의 원인을 밝혀 냈고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한 혈액 검사와 신약을 가능하게 했다.

미국의 생물학자인 데이비드 줄리어스와 아뎀 파타푸티언 교수는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온도와 촉각에 대한 수용체의 발견’이라는 업적을 가졌다. 줄리어스 교수는 고추의 성분인 캡사이신이 어떻게 사람에게 매운 느낌을 갖게 하는지를 이용하여 피부의 신경말단에서 열에 반응하는 센서를 확인했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우리의 피부를 건드리는 기계적인 자극(압력)이 어떻게 전기 신호로 바뀌는지를 밝혀냈다. 이들의 발견은 신경계가 열감과 냉감과 기계적 자극을 느끼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켰다.

스반테 페보는 스웨덴의 진화인류학자로, 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업적은 ‘멸종된 호미닌(Hominin)의 유전체와 인간 진화에 관한 발견’으로 인간의 유전체 일부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인류학의 의문들을 고유전체학(Paleogenomics)라는 생리의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해결하였고 더 나아가 인류는 어디서 왔는지, 유전적으로 무엇이 우리를 인류로 정의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냈다.

그리고 올해 2023년도에는 어떤 발견으로 수상자가 탄생할지 궁금해진다.

이애진/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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