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반대, 거리로 나선 의사들과 예비의사들
대한평의사회 이동욱 회장, 집회 참여 의대생들 인터뷰
의료계내에서도 반신반의하는 ‘문재인케어’ 득과 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
앞으로 5년간 3800개의 비급여를 전면급여화로 국민건강권을 확보하겠다는 ‘문재인 케어’를 두고 의료계에서 찬반논란이 일고있다. 이를 찬성하는 측은 ‘문재인케어’의 효과를 지지하고 제시한 방안의 실현성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입장이고, 반대하는 측은 수가안정화 없는 비현실적인 정책은 결국 극단적인 의료쇼핑 확산과 건보료 폭탄의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려하는 입장이다.
비급여 전면 급여화 반대 위한 ‘비상연석회의’ 광화문에서 목소리 높여..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반대하는 입장의 의료계 단체가 모여 ‘비상연석회의’를 개최하였다. 이에 참여한 의료계 단체는 대한흉부외과의사회, 대한신경과의사회, 대한신경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대한일반외과의사회, 대한 일반과의사회, 충청북도의사회, 전라남도의사회, 대한평의사회, 전국의사총연합 등이다. 이들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정책은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가속화하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었다. ‘비상연석회의’가 끝나고 난 뒤 대한평의사회 이동욱 회장을 만나 이번 문재인케어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수가보전 없는 전면급여화, 의료공급체계 붕괴의 시발점이 될 것”
Q.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대회를 구성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문재인 케어로 인해 국민들을 위한 의료정책이 위협을 받아 이에 대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의견을 모으게 된 것입니다.
Q. 문재인 케어가 도입된다면 기존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합니까?
A. 문재인 케어는 의료를 공급하던 기존 의료계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킬 것입니다. 앞서 연설에서 설명 했다시피 대한민국의 의료수가는 OECD최저인 상황으로 이 손실을 비급여로 연명하고 있는 마당에 이 마저도 없앤다면 아예 의사들은 살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의료수가가 원가 69.6%밖에 못 미친다는건 너무나 자명한 현실 아닙니까?
이렇게 비급여를 급여로 돌릴 만큼 재정이 있다면 수가회복을 우선으로 한 뒤에 나머지 것은 천천히 생각해야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그렇다면 회장님께서 말하시는 문재인 케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수가정책을 해결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급여화된다는 점이라는 것인가요?
A. 네 당연하죠. 우선적인 수가회복은 상식적인 순서입니다. 의료기관이 있을 수 있어야 국민의 건강이 보장되는 것이지 의료기관이 보전될 수 없는데 국민의 건강이 보장된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원가보장해주지 않은 채 수가를 정한다면 병원비는 둘째 치고 나중에는 갈 병원이 없을 겁니다.
Q. 아까 연설에서 오늘모임은 시작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A. 9/16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릴 것입니다. 그날 비상의원대책위원회가 조직될 것이고, 앞으로 문재인 케어에 대한 강경한 대책을 내세울 예정입니다.
Q. 혹시 정부에게 더욱 더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A.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는 의사들과 소통을 해야 합니다. 의사들도 국민의 일부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고, 의사들을 착취하는 것이 국민들의 이익이 될 것 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합니다. 의사와 국민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의료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 뿐만 아니라 의사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야 합니다.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의 정책을 해서는 안됩니다. 실제로 이번 정책도 정부는 의사들에게 아무런 자문이나 소통을 해오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정책을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우리인데, 우리와는 한마디의 상의없이 진행되었다는 겁니다. 그건 분명 잘못된 방식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신문을 읽게 될 의대생들에게 해줄 말씀이 있으신가요?
A. 현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내는 건 우리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기 보단 향후 필드로 나올 후배들,우리 의대생들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현재 제 조카 2명도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적어도 그 아이들에게 의사로서 품어온 자존감과 희망을 지키며 살 수 있는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습니다. 의대생들은 현재 이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기회도 적고 잘 모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정책이 실행된다면 가장 제도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현재 의대생들일겁니다. 적어도 선배로서 후배들이 훗날 의사가 되었을 때 이 정책으로 인해 의사로서 사명감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죠.
지금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나만의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올바른 제도 속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 의사로서 자존감을 가지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랄 뿐입니다.
광화문에서 울려 퍼진 또 다른 목소리의 주인공, 예비의료인 의대생들
26일 광화문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드높인 사람들은 의사들뿐만이 아니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미래의 의료인들인, 의대생들이었다. 현장에서 만났던 두 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Q. 이번 집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A.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B. 시위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번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 지 보고 싶었다. 또한 먼저 사회에 나가신 선배님들은 어떻게 느끼고 계실지 직접 듣고 싶었다. 현장에서 느끼시는 그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온 것 같다.
Q.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다면 의료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A.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다면 국민의 건강보장성이 강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과소 진료, 의료의 질 저하, 연구 의욕 상실, 새로운 치료 방법 발전 저해, 1차 의료 붕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부와의 신뢰관계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B. 의료 전달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 또 비인기과가 갈수록 늘어 특정 몇 개 과 전문의가 줄어들 것이 제일 걱정된다. 현재도 상급 병원들에게 의료 수요가 쏠려 있는데 앞으로 1차 병원들이 재정난에 시달려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Q. ‘문재인 케어’로 인해 발생할 여러 문제들을 의대생들은 개인으로서 어떠한 입장을 취하며 대처해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우선 의대생들은 ‘문재인 케어’가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정책의 장단점을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의견을 타인과 공유하며 생각을 보완, 발전, 강화하고 그를 바탕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B.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랑 어쩌면 교류가 제일 활발한 시기이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 관련 글을 공유하는 것 정도로도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Q. ‘문재인 케어’로 인해 발생할 여러 문제들을 각 학교들, 의대협 등과 같은 단체들은 어떠한 입장을 취하며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의대생들이 현 상황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 관련 자료를 배포하고 주기적으로 의견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나 투표를 실시해야 합니다. 각 단체의 대표들은 그들의 개인적인 생각이 단체의 의견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하고 의대생들을 대표해 의사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단체는 의대생들에게 집회 참여를 강요하거나 행동할 것을 요구하면 안 됩니다.
B.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의료 서비스를 어떻게 받게 되는지, 문재인 케어가 어떤 정책인지 같은 내용들은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한눈에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정책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의대생, 일반인들에게 알렸으면 좋겠다. 조금 더 보태자면 사람들이 연말 정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듯이, 급여/비급여 같은 내용보다는 건강보험료와 같이 사람들에게 와닿는 이야기부터 다뤄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으면 좋겠다. 이번 시위에서도 시위 장소 앞에 팜플렛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Q.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까?
A. 정부는 의료 정책 결정과정에서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 모두를 고려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건강보험료와 같은 재원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포퓰리즘을 지양해야 합니다.
B. 구체적인 예산안이 나와봐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Q. 일선에 나가있는 의사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까?
A. 말과 행동에 책임감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퍼포먼스를 하기 보다는 정책을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정책이 가져올 문제점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하시길 바랍니다.
B. 전공의부터는 자기 과가 아닌 다른 과에는 관심이 없으시다고 들었다. 본과 4학년까지 공부한 전문가로서, 같은 의료인으로서 다른 과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의견을 표현해 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의대생들이 뭘 아느냐’ 와 같은 시선 보다는 의대생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참여하는 모습을 이쁘게 봐주셨으면, 같이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
김재의 기자/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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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화 기자/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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